나는 요리도 잘 못하면서 장비빨만 내세우는 초보주부이다.
아니 사실 요리를 잘 못하니까 장비빨이라도 내세우는거랄까.
오늘의 리뷰는 가장 최근에 산 드부이에 미네랄비 크레페팬, 일명 철팬되시겠다.
사실 나는 꽤나 충동적이라서 샀다가 당근했다 샀다를 반복하는 자주 가계에 치명적인 소비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하도 당근을 자주 하니 남편은 나보고 당근으로 100만원 버냐고 놀린 적도 있다.
나의 첫 철팬은 궁극의 볶음팬이라는 키와메 철팬이었는데
시즈닝이라는 것을 처음해봐서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 생활시즈닝을 하려고 철팬으로 내내 튀김만 해먹었다.
(그런데 정말 만두가 예술로 튀겨진다)
그러다 지겨워져서 이 키와메 팬을 당근한지 불과 일주일도 안되서 다시 철팬을 사고 싶어진것이다.
이때는 정말 나조차도 속으로 뭔 변덕인가 나를 탓했다.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자면 아이낳고 밖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없으니
소고기가 기가 막히게 구워진다는 철팬을 사서 집에서라도 고기를 구워먹고 싶었다.
그때 마침 내 눈에 들어온 드부이에 철팬의 할인 소식!!
게다가 엄청 싸!(내가 가지고 있는 팬들은 하나같이 다 비싸다..)
카드를 만들면 카드할인을 통해 무려 2만원에 프랑스 갬성의 예쁜 철팬을 득템할 수 있는 것이었다.
안살 수 없는 가격!! 적응못하고 다시 당근해도 이득일 가격!!
그리하여 내 손에 들어오게 된 드부이에 미네랄비 크레페팬 24cm
어쩜 포장부터 프랑스갬성인지.
바스락거리는 종이의 질감이 참 좋았다. 이 포장지가 예뻐서 못버린다는 사람도 있더라.
크 예쁘다 예뻐
크레페팬은 옆 턱이 거의 없는 평평한 팬을 말한다.
내 짧은 지식으로는 고기를 구울때는 수분을 빨리 증발시켜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옆 턱이 없는 크레페팬이 적합하다고 알고 있다.
물론 기름이 사방팔방 튀는 것은 어쩔 수없다.. 부지런히 주방을 닦아야 한다.
드부이에의 철팬 중에서도 미네랄비 라인은 녹이 스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팬 위에 밀랍을 바른다. 그래서 이름도 미네랄"비bee"라고 한다.
언박싱한 나의 철팬에서도 밀랍의 묵직함이 느껴졌다.
잘보면 팬 중앙에 벌 그림과 함께 영문자 B가 적혀있다. 몰랐는데 너무 깜찍한 포인트!
손잡이도 볼록하게 B 라고 처리된게 너무너무 귀엽다!!
이 밀랍은 뜨거운물로 잘 씻어주고 그 다음에 녹나지 않게 시즈닝을 해주어야 한다.
생각보다 밀랍이 잘 벗겨지지않아 설거지할때 좀 고생했다.
시즈닝은 건성유인 아마씨유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른 오일도 쓸수는 있지만 건성유가 아니면 시즈닝후 기름이 진득하게 떡지거나 산패될수도 있다고 한다.
나는 키와메 철팬 시즈닝할때 기름이 진득하게 떡진 경험을 이미 해봤기 때문에 아마씨유를 구매해서 시즈닝을 해보았다.
철팬 위에 키친타올을 이용해서 아마씨유를 얇게 바른 후에 가열하면 점점 색이 변한다.
나는 인덕션을 이용해서 가열해서 저렇게 동그랗게 색이 변했다.
열심히 이쪽저쪽으로 팬을 옮겨 골고루 색이 변할 수 있게 가열해주었다.
전체적으로 시커멓게 변한 나의 철팬.
완벽한 시즈닝은 아니지만 생활시즈닝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대충 하고 넘어간다.
참고로 골고루 구워져 완벽히 시즈닝을 끝낸 팬은 흑진주라고 부르더라.
나도 내공이 쌓이면 언젠간 흑진주 철팬을 가질 수 있겠지.
대충 시즈닝을 끝냈으니 철팬을 산 목적을 이루어 보도록 한다.
기버터를 녹여주고 시즈닝된 스테이크를 투척!!
제대로 구워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고기 잘 못굽는 편. 불조절 잘 못하는 편) 치이이이익 하는 소리가 나를 미소짓게 한다.
이정도면 때깔 괜찮은거 맞쥬?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한게 이래서 철팬철팬하는구나 싶었다.
철팬으로 구이를 하는 이유는
구리를 제외하고 철이 주방도구 중에서는 열전도율이 제일 높아서
철팬으로 스테이크를 구우면 빠른 속도로 겉면 수분을 증발시켜 겉은 크리스피하게 속은 육즙을 가두어 촉촉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마찬가지로 철판 볶음 요리를 해도 수분은 빠르게 증발되나 재료 본연의 아삭함을 지킬 수 있어서 맛있다고 한다.
아무튼 이후로 고기를 굽거나 만두를 구울때는 무조건 이 철팬을 꺼내고 있는데
음식맛도 좋고 요리하면서 살짝 눌러 붙은 곳은 스텐 식기로 벅벅 긁어도 되고 하니 정말 만족스럽다.
잘한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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